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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소녀를 구하다

06/10/28

태그 : 기신비상 데몬베인, 쿠자쿠, 어나더 블러드

되도록이면 기신비상 클리어하신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내용누설 만빵.
휘리릭 날려쓴 거니 오류는 예쁘게 봐주세요 ㅠㅠ
탈고도 안 했음. 뭐에 홀려서 쓴 것 같습니다.
어나더 블러드 X 쿠자쿠 만세!! ㅠㅠ (....)
암튼 재미있게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데몬베인2쪽 망상록도 알고 계시면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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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세계. 세계.
그것은 무한히 펼쳐진 이야기의 장.
마지막 페이지를 펼칠 수 없는 모래의 책.

그 끝없는 이야기 속에, 붉게 물든 악몽이 존재한다.
그 이야기는 존재할 수 없는 이야기.
그렇지만 만들어진 이야기.
오직 절망하고 고통받기 위해 태어난 소녀를 구속하는 감옥.

[아, 아아아아악!]

때리고, 묶고, 베고, 찌르고, 뽑아내고, 지지고, 짓누르고, 범하여 유린한다.
의식은 고통 속에서 탁해지지 않으며, 오히려 더욱 더 실재감을 늘려간다.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존재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그렇게 되뇌인 것이 몇번째인지 기억나지도 않는다.

[아파... 너무 아.....파. 하지마. 하지 마세요.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겠지만,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그, 그러지 마세요.
아, 아, 꺄아아아아아아아아!]

상상할수 있는 것, 상상할 수 없는 것, 유상무상의 모든 악독한 고문이 소녀에게
가해진다.
누구에게 무엇을 사과해야 하는 지도 모르면서, 울부짖고 사죄하고 애원한다.

[도, 도와줘...... 누군가 도와줘.....]

그리고, 그 모든 절망의 끝에 바라는 것은 구원.
역시 대상조차 모르지만, 소녀는 희미하게 깨닫고 있었다.
헛된 일이 아니다.
이 기원을 들어주는 존재는 반드시 있다!
이 고독을, 괴로움을, 슬픔을 알아줄 유일한 존재가 언젠가, 어디선가 분명히──




"...쿠자쿠."

꾸욱.
소년은 가슴을 틀어쥐었다. 느껴진다. 분명히 느껴진다.
잃어버린 혼의 일부가, 자신을 강렬하게 부르고 있다.
뇌리에 새겨진 그 피눈물이, 슬픈 미소가 잊혀지지 않는다.

"...기다려라."

주먹을 강하게 틀어쥔다.
아직이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된다.
다시 이 세계로 돌아온 [그 날]이후로 한번도 잊은 적이 없는 맹세.





"...아아. 나도 갈 때가 된 것 같네."

모순된 윤회를 깨부수고, 데몬베인 투소드 안에 잠들어 있던 클락워크 팬텀 ─
니알랏토텝의 화신 ─ 을 쓰러트렸다.
미쳐 돌아간 이야기는 이제 모두 제자리를 찾는다.
하지만,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 안돼!"

마도로 태어나 외도를 베는 기사, 긍지 높은 혼을 가진 소년 다이쥬우지 쿠자쿠는
빛으로 가득찬 시공의 틈새에서, 서서히 흐려져가는 소녀, 한때 어나더 블러드
라고 불리웠던 자신의 반쪽을 향해 절규했다.

소녀는 싱긋 웃었다.

"나는 나의 세계로. 너는 너의 세계로 돌아갈 거야. 그게 올바른 수순이겠지."
"너의 세계라니... 그곳은......"

그래. 희미하게 본 적이 있다.
그곳은 세계라기보다 감옥.
죽음을 용납하지 않으나 삶을 부정할 수 밖에 없는 생지옥.
쿠자쿠는 그곳을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욕지기가 치밀어 올랐다.
그런데도 이 소녀는 그곳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그건......"
"...난 어머님과 아버님, 그리고 널 만난 것으로 족해. 이젠...."
"그런건......"
"...쿠자쿠?"
"용납할 수 없어!!"

으드득.
소년은 이를 악물었다.
소녀는 그런 소년의 모습에 약간 당혹해 했다. 하지만 소년은 그에 개의치 않고
소리쳤다.

"나, 다이쥬우지 쿠자쿠는 지금 이 자리에서 너에게 맹세한다! 나의 혼을 걸고,
나의 목숨을 걸고, 나의 명예를 걸고 ── 반드시 너를 그 세계에서 구해내겠어!!"

소녀의 눈이 동그랗게 커진다. 하지만, 이내 그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가 퍼진다.

"아아, 쿠자쿠는 역시 상냥해. 질투밖에 할 줄 모르는 나와는 달리 상냥하잖아."
"쿠자쿠! 너 역시 쿠자쿠잖아!"
"...아냐. 확실하게 깨달았어. 난 역시 어나더로 남아 있는 편이 좋을 것 같아.
응. 그러니까 무리하지 않아도 괜찮아. 후훗."

소녀는 마지막으로 손을 흔들었다.

"그럼 안녕. 바보지만 상냥했던 나의 돈키호테."

그 말을 끝으로, 소녀의 모습은 완전히 빛에 녹아들었다.

"으, 으아아아아아아!"

데몬베인 투소드 위에서 쿠자쿠는 절규했다. 겨우 닿았다고 생각한 소중한 자신의
반쪽.
자신의 그림자. 자신의 동생. 자신의 누나. 혹은 그 자신.
그것을 다시 잃고 말았다.
그 비통한 절규는 무수한 시공을 건너서 소년이 다시 자신의 시대로 돌아와 아캄
시티 상공에 출현할 때까지 계속되었다.

샨타크를 전개하기도 전에 쿠자쿠는 정신을 잃었기에 데몬베인 투소드는 그대로
강에 쳐박히고 말았다. 끔찍한 충격에 간신히 정신을 차린 쿠자쿠는, 경찰보다도
재빨리 달려오는 하도우 재벌의 차량들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기다려... 맹세는 반드시......"

그 말을 끝으로, 쿠자쿠는 그대로 의식을 놓았다.



그로부터 약 1년.
클락워크 팬텀은 부숴버렸지만, 여전히 이 세계는 니알랏토텝의 게임판으로 놀아
나고 있었다. 쿠자쿠는 한탄했지만, 그렇게 낙담하지는 않았다. 천의 얼굴을 가지
며 그 어디에나 존재하는 [혼돈]이다. 그 모습중 하나를 부쉈다고 영웅인 양 우쭐
해 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 무한한 싸움을 쉬지않고, 힘겹게 이어나가는 사람들을 소년은 알고 있
었다.
그 사람들은 바로 그의 부모님이었으니까.

"...이래서야 앓는 소리도 못 하겠군요. 아버지. 어머니."

한때는 야속하게만 느껴졌던 뒷모습이었지만, 이제는 그것을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리고, 그의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 한명의 소녀.

"...맹세는 지킨다."

1년이라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 사이에도 싸움은 쉬지 않고 계속되었다. 하지만
혼자가 아니었다. 하도우 총수이자 자신을 길러준 퀸, 그녀를 따르는 하도우 저
택의 가신들, 정체불명의 히어로 메타트론 (2호), 미스카토닉 대학의 괴짜 교수
들, 그리고──

"여어. 쿠자쿠."

안경을 쓰고 능글능글한 미소를 띄운 금발의 미소년이 소년의 이름을 친근하게
불렀다.

"아아. 펠."

친우, 페르듀라보.
쿠자쿠는 그의 모습을 보고 희미한 미소를 띄웠다. 절망 속에 주저앉을 뻔한 그를,
몇번이고 손을 내밀어 끌어준 진정한 친구.
뒤에는 부록처럼 따라온 양갈래 머리의 소녀가 입술을 비죽 내밀고 쏘아보고 있었다.

"레이디 에셀드레이다도 오랜만이군요."
"......."

쿠자쿠의 정중한 인사에도 소녀는 흥, 하고 고개를 돌릴 뿐이었다.
그러자 페르듀라보는 어깨를 으쓱했다.

"아아, 우리 에셀이 붙임성이 없어서. 미안해."
"아니. 괜찮아. 언제나처럼인걸."
"...그런데 쿠자쿠. 너 요즘 지나치게 무리하는 것 처럼 보이는데. 괜찮냐?"

페르듀라보의 말엔 진심이 담겨 있었기에, 쿠자쿠는 말을 돌리거나 웃음으로 넘
기지 못했다.

"...걱정해줘서 고맙다."
"...너 말야."
"하지만, 펠. 무리를 해서라도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 있어."
"......"
"이건 나의 혼, 나의 목숨, 나의 명예를 건 맹세이며 숙명이야. 이해해 주길 바래.
나의 벗."

조용히 타오르는 쿠자쿠의 눈빛에 담긴 결의를 본 페르듀라보는 입을 다물었다.
잠시간의 침묵이 흐른다.
결국 페르듀라보의 한숨이 그것을 깨트렸다.

"네에네에. 뭐 언제는 네가 내 허락 받고 날뛰었던가. 멋대로 날뛰고서는 뒷처리
는 언제나 내 몫으로 남겨뒀지. 안그래?"

윙크하는 페르듀라보.
쿠자쿠는 쓴 미소를 머금었다. 착각일지 모르지만, 에셀드레이다가 쏘아내는 눈
길이 이젠 따끔따끔할 지경이다.

그때, 쿠자쿠의 방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다이쥬우지 도련님.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하도우 저택의 만능집사 윈필드의 목소리였다. 쿠자쿠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대답
했다.

"네. 들어오시죠."

윈필드는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와선 목례했다.

"실례합니다. 이런. 페르듀라보님도 계셨군요. 방해가 되면 나중에 다시 찾아오
겠습니다."
"아뇨아뇨. 전 신경쓰지 마세요. 에셀은 더더욱."
"...마스터어."

손을 휘휘 젓는 페르듀라보와 나직하게 한기가 드는 목소리로 그를 부르는 에셀
드레이다를 보고, 쿠자쿠는 표정을 풀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방금전, 슈르즈베리 교수님께서 저택에 도착해 다이쥬우지 도련님을 뵙기를 청
하셨습니다. 어떻게 하시......앗, 도련님!!"
"미안합니다, 윈필드씨! 잠시 펠을 접대해 주세요! 곧 돌아오겠습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복도 저편으로 맹렬히 달려나가는 쿠자쿠의 모습을 보며,
윈필드는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 저 저돌적인 면은 부친을 꼭 닮은 성격이군요."
"아아~ 저도 그 점은 격렬히 동의합니다. 그러니까 저 녀석을 좋아하는 거지만."
".......네?"
"아니. 신경쓰지 마세요."

윈필드는 고개를 갸웃했지만, 이내 상념을 버리고 페르듀라보와 에셀드레이다를
향해 질문했다.

"두 분, 차는 어떤 것으로 하시겠습니까?"





"...완성해내셨군요."

쿠자쿠의 감탄섞인 목소리에, 선글라스를 쓴 거구의 노현자, 라반 슈르즈베리 교수
는 껄껄 웃으며 대꾸했다.

"아아. 초시공 워프게이트 [하르 메키드]다. 나와 하즈키, 암브로시우스라면 단독
으로 시공을 넘을 수 있지만 그 이론을 게이트에 적용시키는 건 쉽지 않았지. 르
뤼에 이본을 통해 요그 소토스의 힘까지 빌려야 했다. 팔월당 녀석들과 투닥거리는
짬짬이 만든 거라 일찍 완성하지 못했군. 미안하다."

쿠자쿠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닙니다. 교수님. 전 오히려 이토록 빨리 완성시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를 표합니다."

쿠자쿠는 교수에게 가볍게 목례했고, 교수 옆에 달라붙어 있는 소녀 ─ 세라에노
단장의 정령 하즈키에게도 예를 표했다. 하즈키는 보일까 말까 고개를 약간 숙이고
는 이내 교수의 뒤로 숨어버렸다.
그리고 쿠자쿠는 그 [문]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핏줄 속에 새겨진 무한나선의 전투 중 나타난 요그 소토스의 문과도 비슷
하게 생겼지만, 크기가 겨우 인간 한명이 드나들 정도로 작고 수많은 마술제어장
치와 강력한 프로텍터가 걸린 쇠사슬로 봉해진 [문]이었다.

교수는 쿠자쿠에게 나직하게 말했다.

"저 [문]은 나의 [금주]에 의해 단 한번 열리며, 전이가 끝난 후에는 스스로를
삼켜 본래 있어야 할 허무 속으로 돌아가 파멸할 것이다. 그래도 사용하겠는가?"
"......네."

쿠자쿠는 붉은 기사의 망토를 휘날리며, 망설임 없이 [문] 앞으로 걸어갔다.

"그 정도의 위험, 마도를 걷는 기사인 제게 있어 위협이 되지 못합니다. 기사는──"

고요를 질타하는 결의의 외침.

"도움을 청하는 사람이 있을 때, 그 어떤 존재보다 강해질 수 있습니다!"

교수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그것은 유쾌한 웃음이었다.

"좋아. 네 결의, 존중해주마. 그렇지만 너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서 반드시
돌아와야만 한다! 그것이 내 [조건]이다!"
"...그 [조건]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래야지! 가자, 레이디!"
"예스, 대디!"

세라에노 단장의 페이지가 흩날리며, 하스터의 광포한 바람이 휘몰아치기 시작한다.
하도우 지하기지가 미칠듯한 광풍으로 인해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아아아아앗!"

그 폭발적이며 압도적인 힘에 모든 것이 날려가버리는 가운데, [문]과 [소년]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문에 달린 제어장치가 하나하나씩 부서져나간다. 소년의
망토와 머리칼이 찢어질 듯이 펄럭인다. 하지만 소년은 눈을 똑바로 뜬 채, 한발
한발 [문]을 향해 걸어나간다.

"기회는 한번 뿐이다! 놓치지 마라!"

교수의 호통이 끝난 순간, 바람이 멈추는가 싶더니 막대한 마력이 응집되기 시작
했다. 교수는 표호했다.

"열려라, [하르 메키드]여!"

그와 동시에 하스터의 힘, 마성의 보이스가 [문]에 작렬하여 마지막 [걸쇠]를 부수
었다.

소년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기다렸다는 듯이 활짝 열리는 문.
무지개빛이 쏟아져 나온다.
초시공 워프게이트 [하르 메키드].
그것은 말이 좋아 문이지, 세계의 끝을 담은 폭주기관이다.
모든 이야기 ─ 세계에는 끝이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끝나는 순간, 다른 이야
기의 페이지가 펼쳐진다.
라반 슈르즈베리가 [만들어낸] 그것은, 인위적인 [이야기의 끝]의 순간을 동결시켜
둔 터무니없는 물건이다.
자칫하면 발동하는 것 만으로도 세계가 빨려들어갈 정도의 끔찍한 것.
하지만 그것이 열리고 닫히는 건 인간이 지각하기 힘든 지극히 짧은 순간.
그 [순간]이 끝나면 그것은 요그 소토스의 힘에 의해 스스로를 시공의 나락으로
떨어트려 소멸해버린다.

그 찰나의 시간에, 다이쥬우지 쿠자쿠는 천천히 [문]을 향해 손을 뻗었다.
소멸에의 공포, 혼돈에의 두려움 따위는 없다.
오직 한 소녀의 [구원]을 위해.

빛이 폭발했다.
세라에노 단장을 마익형태로 바꾸어, 물리법칙을 무시하는 속도로 후진해 [문]의
흡입력에 저항하던 교수는 한숨을 돌렸다.
[문]은 닫혔다......라기보다, 소멸했다.

"하아... 믿겠네. 쿠자쿠군."

바람과 폭발, [문]에 의해 엉망진창이 된 하도우 지하기지의 비밀폐쇄구역을 뒤로
하고, 교수는 몸을 돌렸다.
이제 남은 건 소년의 몫이다. 자신이 도와줄 일은 더이상 없다. 하지만...

"슈르즈베리 교수! 이건 어떻게 된 일입니까!"

도도한 자태의 여성, 하도우 재벌의 총수 하도우 루리 ── 통칭 [퀸]이라 불리
우는 하도우의 [초인]이 입술을 깨물고 부서진 문 너머에서 교수를 노려보고
있었다.

"...이런이런."

뒷처리를 생각하지 않는 그 성격은 정말 아버지를 꼭 닮았다니까.
그렇게 속으로 투덜거리며 교수는 변명거리를 떠올리기 시작했다.






미약한 존재는, 광포한 무한우주에 내팽겨쳐진다.

"으아아아아아아!"

수많은 세계가 탄생하고, 멸망하고, 이어지고, 폭주하는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인간의 머리로 그 명멸을 모두 받아들이는 건 무리다.
분명 미쳐버릴 수 밖에 없으리라.

"...크아아아아앗!"

하지만, 말 그대로 보통의 인간이라면, 이라는 가정 하에서다.
엘더 갓을 부모로 둔 반인반서의 존재.
영웅신화를 이어가는 또 하나의 신화를 잉태한 기사후보.

"이 정도로....."

폭주하는 정보가 정리된다. 정보가 폭주한다면, 그 이상의 처리능력을 보여
주면 된다. 오버클럭. 오버클럭. 온 몸을 구성하는 마술정보체를 극한까지
활용해, 이 세계를 받아들인다!

"포기할 것 같으냐아아아앗!"

시간 안정.
공간 안정.
이동가능한 세계의 리스트를 구성.
인덱스는 언제든 출력가능.

외침과 함께 찾아든 고요. 소년은 차분하게 발을 내딛는다.
위와 아래, 앞과 뒤, 바닥과 천장이 의미없는 세계의 가운데에서, 쿠자쿠는
오직 한가지를 생각했다.

[소녀가 있는 세계에 도달하기를]

그리고 그것은 이루어졌다.





[아.... 아아아....]

소녀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건 이미 소리가 아니다. 의미를 잃은 단순한
반사음일 뿐. 눈동자는 초점을 잃은 채 방황하고, 지성은 박탈당한 채
철저히 세계로부터 유린당하고 있다.

그 모든 광경이, 소년의 시야에 들어왔다.

"..............아."

소년을 제어하던 뭔가가, 부러졌다. 뜨겁게 타오르는 눈동자. 열기로
달아오르는 온 몸. 쿠자쿠는 이를 갈며 외쳤다.

"로이거! 차르!"

손에 들리는 두 자루의 소검. 그것으로 소녀를 구속하는 모든 사슬을
철저하게 해체한다.

"하아아아앗!"

광포한 외침과 함께, 두 자루의 소검을 교차시켜 십자검으로 만든다.
그리고 그것은 이내 휘몰아치는 폭풍이 되어, 주위의 모든 물체를 파괴
한다.
하지만 소년의 분노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쿠트가! 이타콰!"

빛과 함께 양손에 현현되는 두 정의 마총. 쿠자쿠는 그 쌍마총을 사방에
대고 미친듯이 난사했다.

[......]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그 광경을 바닥에 흐트러진 채 멍하니 바라보는
소녀. 그 붉은 눈에는 빛이 돌아오지 않았다. 마냥, 붉은 피눈물만을
흘리고 있을 뿐.

[무무슨슨짓짓이이냐냐]

그제야 이존재의 침입을 눈치챈 [세계]가, 그 흉포한 적의를 소년에게
향했다. 그것은, [니알랏토텝]의 또다른 얼굴. 세계 그 자체가 된, [혼
돈]의 모습.
벽에 나타난 희번덕거리는 눈알이, 소년을 직시했다.

[네네녀녀석석어어떻떻게게이이곳곳까까지지]

"닥쳐라, 외도! 씻을 수 없는 네놈의 죄, 죽음으로서 갚아라!!"
[가가소소롭롭구구나나]

세계 전체가 그의 적이 되었다. 벽, 바닥, 사슬, 공기, 빛, 물체, 세계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그를 죽이려들었다.

벽에서 튀어나온 거대한 눈알이 데굴데굴 굴러나와 바닥에 있는 물건들
과 결합해 기괴한 모양의 괴물이 되어 독기를 뿜어냈다.
하지만 소년은 호탕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네놈이야말로 가소롭다!"
[무무슨슨짓짓을을]

허공에 비산하는 쿠자쿠의 피. 그것은 붉은 안개를 이루고──
쿠트가의 총신이 안개를 향한다.

"블래스트 블러드 워크라이!"

불꽃이 터짐과 동시에, 피의 안개가 폭발해 괴물을 휘감았다.

[이이녀녀석석]
"고작 그 정도로 이 다이쥬우지 쿠자쿠를 쓰러트릴 수 있으리라 생각
했나? 어리석은 것!"

[크크아아아아아아악악]
[......]

괴물이 괴로워하는 동안, 쿠자쿠는 재빨리 소녀에게로 다가갔다. 소녀
는 몸에 아무것도 안 입은 채 피와 오물 투성이였지만, 그런 것을 신
경 쓸 겨를은 없었다.

"어이, 정신 차려! 날 보라고! 나다. 다이쥬우지 쿠자쿠다. 맹세를 지켜
너를 구하러 찾아온 기사, 다이쥬우지 쿠자쿠다! 눈을 뜨란 말이다! 젠..
........커헉."

소녀를 감싸안고 몸을 흔드는 쿠자쿠의 가슴을, 길다란 작살이 꿰뚫었다.
하지만, 소녀에게는 닿지 않았다. 그 날이 닿기 직전, 쿠자쿠가 손으로
잡았으니까.

".......쿨럭."

아무리 반은 영체라고 해도, 분명히 육체를 가지고 존재하는 쿠자쿠에게
있어서 치명적인 일격이었다. 악물고 있는 입가에서도 피가 조금씩 흘러
내린다.

[어어리리석석은은것것네네놈놈따따위위가가세세계계에에대대항항할할
수수있있으으리리라라생생각각했했나나]

부정형의 괴물이 소년을 조소했다.

[어어차차피피그그녀녀석석은은이이세세계계의의부부품품에에불불과과
한한것것내내가가스스위위치치를를넣넣지지않않으으면면인인형형에에
지지나나지지않않는는다다]

작살에 감긴 사슬이 끌어당겨진다. 소년의 몸이 튄다.

"으...큭!"
[......]

소녀의 얼굴 위로 피가 튄다. 그렇지만, 소녀의 눈에 빛은 돌아오지 않
는다. 그저, 멍한 눈길로 초점이 맞지 않는 어딘가를 주시할 뿐이다.
소년은 화가 났다.

"흐아아아앗!"

작은 체구에서 어떻게 그런 힘이 났는지, 괴물은 끌어당기는 것이 덜컥
멈추고 만 것을 느꼈다. 그리고 오히려 끌려가버릴 정도의 힘을 감지하
게 되었다.

[터터무무니니없없는는]
"...너는 인형 따위가 아냐. 어나더 블러드 따위가 아냐. 너는 나의 혼,
너는 나의 혈육, 너는......"

소년의 말이 잠시 끊겼다. 그리고, 확신을 가진 채 이어졌다.

"너는, 내 자신이야. 다이쥬우지 쿠자쿠."
[......쿠자쿠]

소녀의 입가가 조금, 아주 조금 벌어졌다. 그리고, 쿠자쿠의 피가 소녀
의 입 속으로 흘러들어갔다.

"...........아, 아, 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피는 정보다.
정보는 곧 이야기다.
본래 동일한 발원을 가진 [존재], [다이쥬우지 쿠자쿠]의 이야기가, 피로
인해 [이어졌다].

"....그래. 이제 모두 기억났어. 그 싸움. 아버님. 어머님. 그리고....."

소녀의 눈이 감겼다가, 번쩍 뜨였다.

"나의 돈키호테."
[말말도도안안돼돼!!]

세계의 당혹감에 휩싸인 절규가 정신속에 메아리쳤다. 하지만, 더이상 소
녀는 그에 구속받지 않았다. 그녀는 괴물에게 매달려 피를 흘리는 소년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젠, 내가 구해줄 차례야, 이 엉터리 기사님!"

소녀는 손톱으로 자신의 손목을 가른다. 손목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진다.
요염한 미소가 지어진다. 세계는 고함쳤다.

[이이것것이이!!]

"──피는 타올라, 터지리라."

소녀는 나직하게 중얼거렸고, 아까 소년의 것보다 더 커다란 혈풍이 괴물
의 몸을 휘감았다.
그로부터 튕겨나가는 소년을 안아든 가뿐히 안아든 소녀는, 짖궂지만 상냥
한 미소를 지었다.

"......바보. 정말 와 줄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그리고 정신을 잃은 채 피투성이인 소년의 얼굴을, 자신의 얼굴과 맞댄다.

"너의 불완전함을, 내가 메꿔줄게."

소녀의 속삭임과 함께, 눈부신 빛이 두 사람을 감쌌다.
그리고......

"...뭐, 뭐지?"

정신을 차린 쿠자쿠는, 자신의 모습이 온전하다는 것에 놀랐다. 가슴에
꿰뚫린 상처 따위는 없었고, 오히려 힘이 넘치고 있었다. 세계의 압박
조차 사라져 있었다.

"본래 그게 너의 힘이야. 쿠자쿠."
"...에?"
"네 어깨 위다. 바보."

소녀는 조그맣게 줄어든 채 소년의 어깨 위에 앉아 있었다. 그제야 쿠자쿠
는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네 마력을 나에게 나눠준 건가?"
"......흥. 네가 본래 가져야 할 것을 돌려준 것 뿐이야. 그보다, 일단
저 녀석좀 어떻게 해야 하지 않겠어?"
[건건방방진진것것들들!!]

수많은 기형의 촉수들이 쿠자쿠를 향해 날아들었다. 그렇지만...

[엘엘더더사사인인!! 네네녀녀석석!!]

쿠자쿠가 내뻗은 손에 맺힌 것은 구신, 엘더 갓의 문양인 엘더 사인.
성스러운 그 힘은, 사악한 모든 것을 거부했다.

"...하지만 이걸로는 결판이 나지 않아. 뭘 해야 되는 지는 알고 있지?"
"아아. 두말하면 잔소리다."

소년도, 소녀도, 이 싸움을 끝내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 지는 명확히
알고 있었다. 그것은!

소년은 손을 들어올렸다.
그것은 성구(聖句).
입에 담는 것으로 기적을 발하는 생명의 노래.

소녀도 손을 들어올렸다.
그것은 희망.
꺼져가는 불씨를 다시 지피는 뜨거운 마음.

부른다.
불러낸다.
희망을 부른다!
절망을 끝낼, 절대적인 힘, [마를 베는 검]을!




증오의 하늘로부터 내려와,
올곧은 분노를 가슴에,
우리들은, 마를 베는 검을 쥔다!

그대, 무구한 칼날! 데몬──베인!




그리고 공간과 시간, 인과와 운명을 뛰어넘어 그들만의 데우스 마키나
데몬베인 투소드가 초환되었다.
[세계]는 증오와 공포에 미쳐 날뛰며 소리쳤다.

[데데몬몬베베인인!!]

소년과 소녀는 싸늘하게 미소지었다.

"자아, 네 이야기의 [끝]이다. 충분히 즐기도록 해라."
[이이럴럴수수는는없없어어!!]

그렇게 하나의 뒤틀린 이야기가 [끝]을 맞이했다.




...그러면, 이 모든 이야기는 끝일까?
아니,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이다.




"아캄 시티 상공에 아자토스 반응 확인! 틀림없습니다. 사라졌던 데몬
베인 투소드가 초환되고 있습니다!"

마코토의 말에 하도우 루리는 한숨을 내쉬며 사령실의 의자에 몸을 파
묻었다. 쿠자쿠가 사라진 약 1달이란 시간 동안, 쿠자쿠 대신 날뛰는
괴이의 뒤처리에 참여했다. 물론 그녀가 직접적으로 나서서 제압하거나
한 건 아니지만, 쿠자쿠의 빈자리를 메꿀 사람들이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안배한 건 모두 그녀의 노력이었다.
그나마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던 라반 슈르즈베리 교수가 하도우 저택
에 체류하며 그녀의 일을 적극적으로 도왔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
으면 루리는 진작에 과로로 쓰러졌을지도 모른다.

"정말, 멋대로 가출이나 해버리고... 이번엔 따끔하게 혼내주겠어요."
"어제까지 눈물까지 글썽이며 걱정하던 것과는 딴판이군. [퀸]."
"누, 누가 눈물을 글썽였다는 겁니까? 교수!"

벌떡, 언제 지쳤냐는 듯 달아오른 얼굴로 소리를 빽 지르는 루리. 슈르
즈베리 교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껄껄 웃었다.

"암튼 녀석은 [맹세]를 지켰고, 나와의 [조건]도 지켰다. 자라나는
남자아이에게 지나친 훈계는 좋지 않다네. 따뜻하게 맞아 주게나."

교수의 말에, 루리는 고개를 휙 돌리고 긴 사령관복을 펄럭이며 헬리
포트로 향했다.

"제가 기른 아이입니다. 혼낼지 말지는, 제가 결정해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가는 루리.
교수는 속으로 혀를 찼다.
암튼 어릴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솔직함이 부족한 아가씨로군.

"자아. 슬슬 떠날때가 되었군. 레이디."
"...쿠자쿠에게 인사하지 않고 가는거야?"

교수는 커다란 손바닥으로 세라에노 단장의 정령, 하즈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소지었다.

"녀석에게 지금 필요한건 휴식이지. 괜히 심란하게 할 필요는 없어.
굳이 일부러 만나지 않아도, 사악과 대치하다 보면 분명 등을 맡기고
서게 될 거다. 알겠지?"
"대디의 뜻이라면."
"좋아! 간다! 레이디! 아직 우리의 바람은 멈출 때가 아니다!"

마익형태로 변한 하즈키 위에 뛰어오른 교수는, 뒤돌아보지 않고
외쳤다.

"윈필드 군, 그대의 아가씨에게 안부를 전해주게!"
"알겠습니다. 라반 슈르즈베리 교수님."
"그럼 잘 있게나. 그동안 즐거웠네. 하아아아앗!"

폭풍과도 닮은 호통과 함께, 교수를 태운 마익기는 바람을 휘감고
상공으로 날아올랐다.
윈필드는 조용히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녀왔습니다... [퀸]."
"어서와요. 쿠자쿠."

해치가 열리며 모습을 드러낸 쿠자쿠의 어색한 인사에, 루리는 부
드러운 미소로 답했다.
해주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다시 만났다는 것 만으로도 그녀는
기뻤기에, 별다른 말을 꺼낼 수 없었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쿠자쿠의 상태가 엉망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녀
는 화들짝 놀랐다.

"어찌된 일입니까, 쿠자쿠!"
"아아... 죄송합니다. 조금 방심했던 터라. 수련이 부족한 탓입니다."
"조금이 아니잖아요, 조금이! 치아키, 윈필드에게 연락해서 의료반을
이쪽으로 보내라고 하세요. 빨리!"

쿠자쿠의 가슴쪽에는 붉은 피가 번져가고 있었다. 사신에게 당한 상처
가 생각보다 깊었기에, 마력을 끌어모아도 쉽게 육체가 재구성되지 않
았던 탓이다.
하지만 루리를 놀라게 할 것은 쿠자쿠의 상처만이 아니었다.

"야이... 바보야. 먼저 나가버리면 어떻게 해. 너한테 마력을 퍼줘서
나도 별로 좋은 상태는 아니라ㄱ...."

해치에서 비틀거리며 걸어내오는 붉은 머리칼의 소녀는 루리의 모습을
발견하고 입을 다물었다. 루리의 눈은 경악에 물들었다.

"......다, 당신은 도대체 누구죠? 게다가 그 꼬락서니는?"

꼬락서니? 그러고보니 정신이 없었던 터라 신경쓰지 못했지만, 소녀의
모습은 천쪼가리 한장 걸치지 못한 모습에, [세계]로부터 받은 고문의
흔적이 아직 지워지지 않은 터라 빈말로라도 참하다고 할 수 없는 몰
골이었다.
소년의 얼굴도 슬슬 당혹으로 물들어갈 즈음, 소녀의 눈동자에서 장난
기가 빛났다.

"아아, 이건 오라버니의 취미라서 어쩔수가 없었어요! 이런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게 되다니! 죽어버릴 테야요! (눈물)"

루리의 얼굴이 새하얗게 되어 가는 것을 본 소년의 얼굴은 시뻘겋게
변했다.

"아, 아아니, 이건, 퀸, 오해입니다! 오해! 진짜 오해입니다! 너, 너!
누가 오라버니야! 게다가 엉터리 말투와 눈물은 뭐야?! 에에잇! 그래
도 본질은 사악한 채라는 건가!"

아픔도 잃고 펄쩍펄쩍 뛰는 소년. 소녀는 웃음을 꾹꾹 눌러 참아가며
연기를 계속했다.

"아아... 이젠 오라버니까지 절 매도하시다니~ 소녀, 더이상 살아갈
의미를 잃었어요오."
"쿠자쿠... 우리 조용한 곳에 가서 이야기좀 할까요?"
"아, 아니, 이건, 그게 아니라, 으아아아! 이 마녀!! 구해주는게 아니
었어!"
"어머, 후회하셔도 이미 때는 늦으셨답니다. 기사님. 호호호."

루리에게 목덜미를 잡혀 질질 끌려가는 소년의 뒷모습을 보며 소녀는
상큼하게 웃었다.
그 와중에서도 제일 먼저 침착을 되찾고 소녀의 몸에 모포를 걸쳐준
것은 하도우 저택의 메이드 엔지니어 치아키였다.

"...이런저런 궁금한 것들이 많지만, 일단 물어볼게요.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
".......다이쥬우지 아나."
"...네?!"
"...그걸로 하죠. 일단."
"일단, 이라니..."
"그럼, 다시 정식으로 소개드릴까요?"

소녀는 모포를 휘감아서 다시 해치로 뛰어올라갔다. 모포 끝자락을 잡
아 마치 스커트를 올리듯이 하고서는 연극대사를 말하듯 읊조렸다.

"다이쥬우지 아나. 다이쥬우지 쿠로와 알 아지프의 딸이며, 다이쥬우지
쿠자쿠 오라버니의 하나뿐인 쌍둥이 여동생이랍니다."
"네에에에에?!"

치아키의 경악은 하늘 드높이 올랐고, 어느새 도착한 윈필드와 의료반이
그 광경을 멍하니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상황속에서도 윈필드는 중얼거렸다.

"...뭐랄까, 무척이나 그리운 광경을 다시 보는 것 같군요..."

그렇게, 이야기는 계속된다.






잠시 멈춰져 있던 이야기는, 새로운 등장인물을 맞이해 급전개를 맞이해
간다.
그리고 그 끝에 기다리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기사와 그의 반려인 소녀
는 절대 굴하지 않고 해피 앤드에 도달하리라.
이것은 또 하나의 신화.
이것은 암흑신화에 대항하는 빛의 이야기──

"아버지, 어머니. 오래간만입니다."

그 끝에. 언젠가. 함께 행복을 거머쥐기를.


- f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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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말투 하나로 데스나이트가 되어버린 혼돈씨 안습 (...)
원래는 앨리슨 누나도 등장할 예정이었지만... 예정이었지만... 쓰다보니
잘렸습니다. GG (...)
페르듀라보의 말투가 멋대로인건 취향탓이라 그렇습니다. 이해해 주세요.
덧붙여 이 세계의 하즈키, 쿠자쿠에게 플래그 성립...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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